이것은 첫 번째로 두타의 도구를 밝힌 것이다. 열여덟 가지의 물건이 있으니, 항상 그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 첫째 칫솔楊枝이고, 둘째 비누蔘豆이다. 삼의를 (각각 별도로 셈하면) 세 가지가 된다. “삼의”란 다음과 같다. 첫째, 옛번역(구역)에선 승가리僧伽梨라고 했는데, 이 음사어는 잘못된 것이다. 승가치僧伽致라고 해야 옳고, 혹은 승가지僧伽胝라고도 한다. 한역어는 합친 것(合)이라고도 하고, 겹친 것(重)이라고도 한다. 조각을 내고 다시 합해서 만든 것임을 말하는 것이고, 겹쳐서 만든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 한 가지 옷은 반드시 조각을 내어 만든다. 나머지 두 가지 옷은 조각을 내기도 하고 조각을 내지 않기도 한다. 법밀부法密部(法藏部)와 설일체유부 등은 대체로 조각내지 않는 규범을 따르고, 성변부聖辨部, 대중부大衆部 등은 조각을 내는 규범을 따른다. 만약 조각을 내지 않으면 모서리에 천을 덧붙이고 고리와 끈을 단다. 둘째, 울다라승鬱多羅僧이니 욱다라승郁多羅僧이라고도 하고, 우다라승優多羅僧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역시 범어를 강하게 발음하는가, 약하게 발음하는가의 차이에 따라 와전訛轉된 것이다. 한역어는 상착의上著衣이다.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 중에 가장 위에 입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 혹은 부좌견의覆左肩衣(왼쪽 어깨를 덮어서 입는 옷)이라고도 한다. 셋째, 안타회安陀會이니, 혹은 안타위安陀衛라고도 하고, 안타바바安陀婆婆라고도 하며, 혹은 안타라발살安陀羅跋薩이라고도 한다. 한역어는 중숙의中宿衣이다. 몸에 밀착한 형태로 입는 옷으로, 이의裏衣(속옷)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삼의를 가사라고 한다. 가사란 부정색不正色이라 한역한다. 온갖 초목草木 중에 껍질이나, 잎이나, 꽃 등이 오미五味를 이루지 못하여 음식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을 가사라고 한다. 이것으로 옷을 염색하면 그 색깔이 흐린 적색이 되기 때문에 범본에서 오탁지탁五濁之濁을 또한 가사라 한다고 하였다. 인도의 비구들은 대부분 이 색을 사용한다. ⟪여환삼매경⟫에서 한역어는 무예구無穢垢라고 하였다. 또한 뜻에 의거하여 말하기를 이진복離塵服이라 하고, 혹은 간색의間色衣라고도 한다. 진제 삼장真諦三藏은 “가사의 한역어는 적혈색의赤血色衣이다. 외국에서 비록 다섯 부파가 있어서 같지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 붉은색의 가사를 입는 것은 같다. (가사의 색과 관련해서) 청색·흑색·목란색木蘭色 등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동일한 붉은색 가사에) 찍는 점의 색깔에 의해 차별화된 명칭을 나타낸 것일 뿐이다.”691)라고 하였다.
『범망경술기』 梵網經述記卷下【末】(ABC, H0033 v2, p.172a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