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보당옛날에는 장수들이 전쟁에서 자신의 진영을 알리기 위해 깃발에 이니셜을 새겼다. 멀리서도 볼 수 있게 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를 한문으로는 당, 또는 번이라고 부른다. 영산회상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전통제례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이 영산회상곡이 불교음악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름 그대로 인도의 영취산에서 가장 많은 법회가 있었기 때문에 붓다의 설법장면을 묘사할 때 영산회상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를 재현할 때 불교에서는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여 의례를 치르는데 이를 영산재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영산재는 소규모로 치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회상이란 한 스승의 밑에 제자들의 회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붓다가 화엄경이란 설법을 할 때는 신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이 많은 대중들을 지키기 위해 신 중에서도 무력을 맡은 이들을 신장이라는 이들이 배치된다. 그래서 이 신장들을 보통 화엄회상이라고 표현한다. 물론 이들은 그 때 모인 대중들을 지킨다는 표면적인 의미가 있지만 원래의 의미는 진리를 잘 보전하는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다른 이름으로는 법을 지키는 좋은 신들(호법선신)이라고 부른다. 불교교단에서도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이를 조사하는 소임을 호법이라고 부르는 것도 여기서 온 것이다. 영산재라든지 또는 여러형태의 불교의례를 지낼 때 그들이 참석햇음을 알리는 것도 이 번에 이름을 써서 하게 된다. 많은 부처님이 보살, 신들의 이름을 쓴 종이는 그런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그 사원의 행사라든지 법회, 또는 그 사원이 가진 종지를 알리는 것도 이 당의 역할이다. 번이나 당을 걸기 위해서 막대가 필요한데 이것을 한문으로는 간이라고 한다. 주로 막대기 같은 것을 가리키는 글자인데 종이 대신 쓰던 나무를 목간, 대나무의 경우 죽간이라고 쓰는 경우와 같다. 그래서 여기에 당을 걸면 이게 당간인데 다시 그 간을 세울 지지대는 주로 돌로 만들어져서 고정되어 있다. 이를 당간지주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서 쇠로 만들어진 철당간 이외에 간은 거의 찾을 수가 없고, 지주는 돌로 만들어졌기 오래도록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장수가 자신의 이니셜을 깃발로 세운 것 처럼 스승과 제자가 모인 회상에서도 이 당은 스승이 누구인지 표현해 주는 역할을 했다. 실제로 그 회상의 스승의 이름이나 표식을 당에 써서 게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상에서 오래된, 또는 뛰어난 제자가 배출되면 스승은 그 제자를 자신의 회상에서 떠나 보낸다. 그리고 그 제자는 또 스승이 되고 제자들이 모여 독립적인 회상이 이루어진다. 그러면 원래의 스승은 그 제자의 독립회상을 인정해 주는데 그 때 '[제자의] 깃발을 세워준다(건당)'고 표현한다. 아마 자식의 머리를 올려준다는 말과 비슷한 말일 것이다. 건당이라는 말은 제자의 독립을 인정해 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제자가 여러 이유로 다른 스승으로 바꾼다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하고 있다.DB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