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기의 북방은 패권을 다투는 비한족계 간의 혼란이 계속되었는데, 386년 탁발부가 북위(北魏)를 세우며 북조(北朝)가 시작되었다. 북위는 북방에서 가장 강력했던 왕조로 중원의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태조 도무제道武帝(在位 386-409)와 2대 명원제明元帝(在位 409-423)도 불교를 널리 수용하고 장려했다. 그러나 북조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빈발했고, 승려들이 대중을 상대로 불법을 펴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결국 승려들은 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정치적 고문역할을 하며 그들의 지원과 보호에 의존했다. 왕과 국가에 봉사함으로써 불교의 안정적 후원자를 만든 것이다.(鎌田茂雄 著, 鄭舜日 譯, ⟪中國佛敎史⟫, 서울: 경서원, 1996, 102-103쪽; K.S. 케네스 첸, 박해당 옮김, ⟪중국불교⟫上, 서울: 민족사, 1991, 91-92쪽 등)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북방의 불교형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북조의 불교는 국가에 예속되어 왕정을 위해 활용되었고, 대규모의 불사도 왕과 국가의 안위와 번영을 위해 이루어졌다. 북조의 대표적인 역경승 도안道安(312-385)은 전쟁이 계속되는 불안정한 시대에도 불교체계를 성립하고 불교전파에 힘썼는데, 그 과정에서 군주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음(“不依國主, 佛事難立” <義解>, ⟪高僧傳⟫卷第五)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기록은 국가종속적인 북조불교의 특징을 보여준다. Gu, Mi-Jin 구미진 (2021) "The Buddhism in the Northern Dynasty and Yan Zhitui(顔之推)'s Yuanhun zhi(寃魂志) p.28.